조지아텍에서 졸업장이 날라왔다.
졸업장 그 자체에 아무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터라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았고, 입학할때 부터 다른 국내 유수대학 입학허가를 Reject하고 어렵게 결정을 내렸는데 여러가지 제약사항들과 이별,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외가 쪽 펀드등, 많은 혼란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대학원 졸업장에 큰 의미를 부여 할 수 없었다.

작년에 미국 Apply할때도 조지아텍의 공식적 성적표도 받아서 미국으로 다시 전달 했고 Admission과정에서 왔다 갔다 움직인 모든 문서들이 대부분 큰 의미 없는 종이에 불과해서 졸업장 또한 단순한 종이 일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커다란 하드커버 원통에 적혀 있는 내 영문이름과 조지아텍 주소를 받는 순간 느낌이 좀 색달랐다. 안에 말려 있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큰 졸업장은 마치 무슨 병원의 벽에 걸려 있는 라이센스 같은 느낌이다.

생각 해보니 나는 대학교 졸업때도 가지 못했다. 바로 입사를 했기 때문이었고, 입사전에는 멤버십 과제를, 그리고 멤버십 수료가 끝나고 다들 여행이나 기분전환을 위해 시간을 보낼 때, 입사 하루 전까지 민혁이, 태경이랑 어머니를 위한 쇼핑몰 제작과 외주제작을 한다고 시간을 보냈었다. 입문교육때는 중간 중간 컴퓨터를 찾아 웹사이트들을 디버깅했고 퇴사는 조지아텍 입학 6일 전에 이루어졌으니 내가 뭔가를 졸업하고 휴식기간에 증서를 받기는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생각이 지나간다. 작년에 영종이형이 여러가지로 줬던 조언들, 어머니와 할머니의 걱정어린 조언들, 일본에 시험을 치러가서 민혁이가 나를 챙겨줬던일, 대학원 동생들이랑 형들도.. 회사에 세정이형이랑 재수형, 율빵이랑 원희도, 논문을 같이 쓰면서 여러가지로 도와주셨단 유준혁교수님도, 수업을 하면서 격려 해주셨던 임교수님, 션리 교수님, 밀로시 교수님들도.

어제, 올해 들어와서 일년의 반을 날려 먹었다고 생각 했던 나에게 오늘 졸업장은 내게 지금 이 시간이 내가 정말 오랜만에 가지게 된 6개월간의 휴식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4~5년이 될 다음 목표에 대한 새로운 마음 가짐도. 잘 했다. 잘 마무리 했다. 인터뷰때 어떻게 박사 입학전, 약 1년만에 두 학교에서 석사를 다 딸 수 있었냐는 질문에 보여줄 것이 논문들 밖에 없는 내가, 정말 이 학교에 졸업생이 었는지에 대한 약간 불편한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오늘 조지아텍 졸업장은 현재 내가 최소한 내가 생각 했던 것들대로 잘 해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조금은 다른 "종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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